전체 글3 하울의 움직이는 성 네 개의 세계 하울의 성문 안쪽에는 네 개의 색으로 나뉜 원판이 있다. 검정색, 파란색, 빨간색, 초록색으로 이뤄진 원판. 원판을 돌려 화살표가 선택한 색의 문으로 나가면 새로운 세계가 펼쳐진다. 물론 문의 색을 고르는 건 성 안의 주체들이다. 시공간을 뛰어넘어 마법의 힘을 빌려서라도 이곳저곳을 누빌 수 있다면. 내 마음과 영혼을 마법의 힘에 맡겨서라도 문을 졎혀서 자유롭게 나아갈 수 있다면. # 하울의 어린 시절 하울의 어린시절을 간직한 세계는 싱그럽고 아름답다. 하울은 어린시절 마법의 힘을 얻기 위해 불의 신 케르시파와 계약을 맺는다. 그 유명한 메피스토펠레스와 파우스트의 계약처럼 자신의 영혼을 맡기고 마법의 힘을 얻는다. 하울의 심장, 하울의 양심, 하울의 마음은 케르시파의 것이 된다. 마법의 힘을.. 2023. 8. 11. 완득이,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얌마, 도완득! 나는 이 영화의 결말이 좋다. 뻔해 보이기도, 낭만적이기도 해서 현실과는 거리가 멀지만 그런데 어쩌랴! 마음이 편안해지면서 영화 속 인물들과 같이 웃고 있는 날 발견하게 되는 걸. ‘내가, 내 이웃이, 이 세상의 완득이들에게 호밀밭의 파수꾼이 되어주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바람이 생기는 걸. 완득이는 많은 사회적 약자를 앞에 내세워 세상의 현실을 보여주는 영화이다. 완득이의 아버지는 등이 굽은 꼽추였고 어린 시절부터 같이 살지 않은 엄마는 존재조차 희미해졌다. 생계를 이어가도록 했던 카바레가 문을 닫게 되자 아버지와 삼촌은 전국 곳곳을 돌아다니며 춤추며 장사를 할 곳을 찾아 떠돌았다. 완득이는 거의 혼자 일상을 지내야만 했다. 18살 고등학생이 된 완득이의 일상을 뒤흔드는 사건은 동주선생님.. 2023. 1. 24. 파리대왕, 내 안의 '너' 잠재우기 곱고 앳된 주인공들 가속화된 핵전쟁을 피해 아이들을 태운 비행기가 하늘을 날고 있다. 하지만 비행기는 이내 태평양 한가운데에 사고로 추락하게 된다. 다행히 소년들은 살아남게 되지만 그들을 돌봐줄 어른은 없다. 제복을 입은 소년들은 대여섯 살에서 열두 살까지 다양했지만 그 누구도 자연 상태의 무인도에서 생존하는 법을 알지 못했다. 아이들은 하루 이틀 무인도에서 지내면서 자연스레 제복을 벗는다. 뜨거운 햇살과 더위, 바닷물에 제복은 거추장스러운 껍데기일 뿐이다. 나체의 아이들은 연장자인 랠프와 잭, 피기를 중심으로 삼삼오오 짝을 이뤄 먹을 것, 구조신호, 잠잘 곳 등을 찾게 된다. 자연스레 연장자이자 경험이 많은 랠프와 잭, 피기가 아이들을 리드해 가기 시작한다. 랠프는 바닷가의 소라를 이용해 발언권을 아이.. 2023. 1. 24. 이전 1 다음